대장도 주차장으로 내려와 맛집과 숙소를 정할 차례다. 내비게이션과 카카오맵에 검색했는데 서로 다르게 안내한다. 그중 우리가 택한 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결국, 편도 1차선의 좁은 길을 되돌아 나와서야 음식점에 통화가 되었는데, 이미 오늘 영업이 끝났단다. 알고 보니 평일 영업시간이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였다. 맛집이었는데, 아쉬웠다.
넓은 길로 나가다가 외통수에서 차를 만나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일반 도로까지 나오는데 이마에 땀이 송송 났다. 숙소를 잡고 일몰을 보러 선유도 해수욕장으로 나갔다. 식당 종업원에게 오늘 일몰 시각이 몇 시쯤인지 친절히 물어보았으나 ‘바쁘니, 네 선생에게 물어봐요.’ 퉁명스러운 답만 되돌아왔다. 네 선생 아주 반갑게 1초도 안 되어 대답한다. 오늘 일몰 시각은 17시 35분.
그러나 일정은 진행해야 하기에 과일과 빵, 누룽지 등으로 배를 채우고 아침 8시 몽돌해변을 향했다. 길은 험하고 좁았다. 마침 오가는 차가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 백령도의 몽돌보단 못했지만 100여m 해변의 풍경은 더 좋았다. 아름다운 펜션이 여러 채 있어 이곳에서 1박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일어난다. 다시 짚라인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나오다 들어오는 차와 마주쳤는데 피해 주지 않아도 되어서 감사했다.
애당초 찾았어라 마주치길 수십 번 포토존이 눈치 줘도 그래도 몰랐어라 떠날 때 이제야 그려지는 선녀 인생은 늘 그런 것
8시 52분경 선유도를 떠나 군산 뜬다리로 향했다. 유람선 외에 별다른 생각 없이 왔다가 비록 유람선은 못 탔지만, 선물을 한 아름 가득 얻어가는 느낌이다. 첫 번째 안내도만 알고 갔다면 훨씬 풍요로운 여행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군산 내항에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고려 말인 1380년 우왕 때 최무선이 세계 최초로 화포를 이용해 왜선 500여 척을 물리쳤던 진포대첩(鎭浦大捷)을 기념하기 위해 2008년에 개관한 해양공원이란다. 이곳에는 전투기, 전함, 탱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해군 상륙함인 위봉함 676호 내부도 둘러볼 수 있다는데 코로나19로 닫혀있다. 6.25 참전 평화기가 힘차게 휘날리고 장보고, 최무선, 이순신에 관한 짧은 이야기도 있다.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함포를 이용해 왜구를 물리쳤는데, 이는 세계 최초 함포 사격으로 서양에서 최초의 함포 사격은 진포대첩보다 191년 뒤인 1571년 레판토 해전(Lepanto 海戰)이란다. 그리스의 레판토 항구 앞바다에서 에스파냐, 베네치아, 로마 교황의 연합 함대가 오스만 제국의 함대와 싸워서 크게 이긴 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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