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연구원, '분배의 평등에서 관계적 평등으로'

다차원적 평등을 실천하는 학교로 재구조화되어야

정흥교 | 기사입력 2021/04/15 [11:04]

경기도교육연구원, '분배의 평등에서 관계적 평등으로'

다차원적 평등을 실천하는 학교로 재구조화되어야

정흥교 | 입력 : 2021/04/15 [11:04]

경기도교육연구원, '분배의 평등에서 관계적 평등으로'


[수원인터넷뉴스=정흥교] 경기도교육연구원은 능력주의에 바탕을 둔 기존의 교육평등관을 극복하자는 주장을 담은 '평등교육실천론'(연구책임 백병부 선임연구위원)을 발간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교육평등과 관련된 논의들은 대체로 능력주의를 전제로 교육기회가 공정하게 분배되고 있는지에 집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교육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진다면 그 결과는 학생들 각자의 능력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평등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의는 평등의 다차원적 속성을 간과한 것으로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능력주의에 바탕을 둔 평등관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계적 존재인 인간의 특성을 외면함으로써 학교 안에서 나타나는 미시적이고 일상적인 불평등에 대해 둔감하게 했다는 것이다.

특히 설문조사와 FGI를 통해서 학교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불평등은 ‘불의’가 아니라 ‘불이익’이고,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보다는 기계적 평등에 대한 요구가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가정배경이 좋다고 생각할수록 학교 안팎의 불평등에 대해 둔감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책임자인 백병부 선임연구원은 평등개념을 재개념화하여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하자고 제안하였다. 기존의 논의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등 논의의 전제가 되는 인간관이 전환되어야 하며, 분배의 영역이 더욱 정치적이고 다차원적인 것으로 확장되어야 하고, 평등의 적용 범위가 전 지구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독립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인간을 규정했던 근대적 인간관을 의존적이고 관계적인 존재로 전환해야 한다. 인간을 이렇게 규정하게 되면 학교는 관계적 존재들 사이의 평등을 실천하는 공간, 타자를 통해 자기 존재를 완성할 수밖에 없는 인간존재의 취약성을 전제로 민주적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둘째, 분배 대상과 관련해서는 경제적 자원이나 사회적 지위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정과 정치적 대표, 애정, 돌봄 등과 같은 영역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셋째,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평등에 대한 논의가 국민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한계를 안고 있음을 지적하고, 세계시민교육과 평화교육의 맥락에서 평등의 적용 범위가 지구공동체 전체로 확장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가 다음과 같은 모습을 갖추어 미래를 위해 평등을 유예하는 공간이 아니라 평등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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