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두 창경궁 탐방 2 정문 영역과 외전 영역, 명정전에 장용영까지

정흥교 | 기사입력 2021/02/03 [18:09]

안희두 창경궁 탐방 2 정문 영역과 외전 영역, 명정전에 장용영까지

정흥교 | 입력 : 2021/02/03 [18:09]

 


현재 창경궁에는 정문 영역의 홍화문과 옥천교가 있고, 외전 영역으로는 동쪽의 명정문과 서쪽의 빈양문을 경계로 명정전·문정전·숭문당이 있으며, 내전 영역으로는 함인정·경춘전·환경전·통명전·양화당·영춘헌·집복헌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창덕궁에 속한 부용지 일대까지 아우르던 후원 영역에는 춘당지와 관덕정,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식물원이 남아 있다.  

 

1. 홍화문(弘化門)

창경궁(보물 제384)의 정문인 홍화문은 성종 15년인 1484년에 창건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1616(광해 8)에 재건된 창경궁의 정문이다. 홍화문은 다른 궁궐의 정문과 달리 동향인데, 명정전이 동향이기 때문이다. 홍화(弘化)조화를 넓힌다’, 즉 덕을 행하여 백성을 감화시키고 널리 떨친다는 뜻이다.

 

 창경궁 정문인 홍화문도 남쪽이 아닌 동쪽이다.


홍화문 앞 광장과 관련된 영조와 정조의 이야기가 있다. 영조는 양반들에게도 적용하는 균역법을 대신들과 양반층이 반대하자 홍화문 앞에서 백성들의 의견을 듣고 시행하였다. 정조는 1795(정조 19) 어머니 혜경궁의 회갑을 기념하여 홍화문 밖에 나가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홍화문 좌우에는 궁장이 남북십자각을 지나 궁역을 형성하였다. 홍화문 앞쪽으로 양쪽에 튀어나온 부분이 남십자각과 북십자각으로 궁궐의 정문으로써 위엄을 갖추었다

 

 북십자각 : 창경궁 매표소로 이용되고 있는 건물이다.

 

 남십자각 : 창경궁 홍화문 앞 좌측에 꺾어지는 곳에 건물이다.


궁궐의 4대문의 이름은 흔히 동쪽은 춘(), 서쪽은 추(), 남쪽은 화(), 북쪽은 무()를 넣어 이름 지었다. 경복궁에선 건춘문(建春門), 영추문(迎秋門), 광화문(光化門), 신무문(神武門)으로 관례에 따랐다. 창덕궁도 영춘문 (永春門), 경추문(景秋門), 돈화문(敦化門), 건무문(建武門)이다. 그런데 창경궁은 홍화문(弘化門 동문) 선인문(宣仁門 남문) 월근문(月覲門 북문) 집춘문(集春門 서문)으로 엇박자다.   

 

2. 옥천교(玉川橋)

어느 궁이나 정문으로 들어가서 정전을 가려면 금천(禁川)을 건너야 한다. 없던 물길도 일부러 끌어와 금천을 만드는 이유는 풍수지리에 의한 배산임수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궁궐의 안과 밖의 경계로 삼아 입궐하는 신하들의 마음가짐을 바로 잡는 의미도 있다. 창경궁 금천은 1484(성종 15)에 건립된 것으로 '구슬과 같은 맑은 물이 흘러간다.'하여 옥천교(보물 제386)라 하였다. 응봉산의 명당수가 창덕궁을 지나 창경궁의 북쪽 춘당지를 거쳐 옥천교로 흘러 남쪽으로 흘러간다.

 

 옥천교에서 바라본 홍화문


옥천교는 길이가 9.9m, 6.6m와 두 개의 홍예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홍예가 연결되는 중앙엔 귀신 얼굴이 조각되어 잡귀를 쫓고 있다. 궁궐에 남아있는 다리 중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다리 양쪽 두 개의 아치 모양의 교각 사이에는 도깨비 얼굴의 귀신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그런데 바깥쪽이 아닌 안쪽의 명정전을 바라보고 있다.

 

홍화문(弘化門)을 들어서면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금천에 옥천교(玉川橋)가 있다. 옥천교는 창경궁에서 가장 오래된 건조물이다. 그리고 수량인 적지만 5대 궁궐 중 금천이 유일하게 살아있다. 비가 많이 내일 때 옥천교의 모습은 장관이란다.

 

 바닥에 적으나마 물이 있는 옥천교로 홍예 사이에 도깨비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옥천교에서 바라본 명정문(20204)


3. 명정문(明政門) 및 행각(行閣)

옥천교를 건너면 정전의 정문인 명정문(明政門, 보물 제385)이 있는데 공사 중이다. 중문의 기능을 갖는 명정문은 명정전과 같이 광해군 때 재건된 건축물이다. 통째로 가림막이 하늘에 다다르기에 대형 사진만 보인다. 명정문 남쪽 행각에 있는 문으로 나갔다가 ㄷ자로 명정전 행각으로 들어가야 한다.

 

 금천이 지나가는 남쪽 행각 양쪽에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

 

금천(禁川) 위에 놓인 옥천교를 건너면 앞에 명정문과 좌우 행랑채가 대칭을 이룬다. 명정문을 지나면 널찍한 뜰이 나오고, 그 일직선 위의 2층으로 된 기단 위에 명정전이 보인다. 또한 홍화문 좌우의 행랑이 명정전 행각까지 계속되면서 울타리를 이루어, 창경궁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명정문은 홍화문보다 높은 지대에 있고, 명정전은 명정문보다 한층 더 높은 곳에 있다

 

 사진은 명정전에서 명정문을 바라보았다.(202011)

 

 옥천교에서 바라본 명정문(20211) 속이 시원하다.

 

옥천교에서

뻥 뚫린 명정문 바라보며

답답했던 가슴 속

내장까지 뚫렸다

뻥이오

시원스레 휴전선도 터졌다

그런 날 쉬 오겠지  

 

4. 명정전(明政殿)

명정문이 공사 중이라 궐내각사터로 나갔다가 ㄷ 자로 곧바로 조정으로 들어왔다. 조정에는 역시 얇고 넓적한 박석을 깔고 명정문에서 명정전(국보 제226)으로 가는 중앙에는 삼도(三道)를 두어 왕궁의 격식을 갖추었다. 그리고 삼도 밖의 좌우에는 품계석이 있다. 명정문에서 명정전으로 이어진 행각에는 정조 임금이 설치한 친위대인 장용영이 주둔했던 곳이란다.

 

정조가 장용영 군사를 머무르게 한 창경궁 명정전 행각

출처 에듀꼬모의 여행


위의 그림에서 공묵합은 세자궁으로 사도세자가 대리청정하며 신하를 만나고, 정조도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서 책을 읽었다는데 지금은 없다.

      

그래 그래 이거야

정전이든 편전이든

천민도 담이 있고 대문도 여닫거늘

바람도 머물 곳이 없구나

흉흉한 날선 바람  

 

명정전 구역을 둘러싸고 있는 명정전의 행각은 명정문과 함께 보물 제385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 행각은 조선 정조 때 왕을 지키기 위해 만든 군대, 장용영의 군사들이 머물렀던 장소이기도 하다. 조선 후기, 수도 한양에는 수도와 함께 왕을 지키기 위한 군대로 5군영이 있었다. 임진왜란 때 만들어진 훈련도감을 시작으로 어영청, 총융청, 금위영, 수어청 5개가 바로 5군영이다.

 

정조는 경희궁에서 행한 즉위식에서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선포했다. 이후 암살을 경고하는 편지들을 많이 받아왔다고, 1년도 안 되어 자객들이 침전 지붕까지 다가왔다. 역적의 아들이라는 숙명을 가지고 살아야 했던 정조는 세 번이나 암살하려는 침입이 시도되었기에 항상 옷을 입고, 칼을 옆에 둔 채로 쪽잠을 잤다고 한다.

 

 명정전 쪽에서 바라본 명정문(20151월 사진)

 

 명정전


그런데 붕당정치가 심해지면서 왕의 명령보다 붕당의 결정에 따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조는 5군영을 대신해 자신을 제대로 보호해 줄 군대를 조직하기로 한다. 1784(정조 8)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에게 장헌이라는 존호를 바치면서 무과시험을 실시했다. 이 과거에서 2,000명을 뽑아 1785년 친위부대를 만들었다. 1788년 장용영으로 고친 정조의 친위부대는 서울과 수원에 나뉘어 주둔시켰는데, 서울에서는 이 명정전 행각에 머무르며 왕을 지켰다.  

 

 명정전 내부로 창경궁의 편전이다. 천정에 봉황 한 쌍이 조각되어 있다.


품계석이 세워진 조정을 지나면 바로 앞에 건물이 창경궁의 법전인 명정전(明政殿)이다. 두 단의 월대 위에 솟은 정면 5, 측면 3칸의 반듯한 단층 건물로 조선시대 궁궐보다 소박하고 남향이 아닌 동향인데 법궁이 아닌 별궁이었기에 가능했을 거란다.

 

명정전은 성종 14(1483)에 창건되었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광해군 8(1616)에 중건하였다. 순조와 인조 때 큰 화재를 겪으면서도 무사히 보존되어 조선의 궁궐 정전 중 제일 오래된 건물이 되었다. 명정전 건물 안에는 왕이 앉았던 용상과 그 뒤에 일월오봉병이라는 병풍이 있다. 계단 중앙의 답도에는 봉황이 새겨져 있으며, 월대 위 양옆으로 드므가 있다. 중앙 칸 천장의 봉황은 나무 조각을 따로 해서 채색한 후 장식했다.

 

 명정전 내부


명정전에서 공식적인 행사는 인종이 1544(중종 39) 이곳에서 즉위했으며, 1759(영조 35) 666세의 영조가 15세의 정순왕후를 맞이하는 혼례가 치러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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