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수 삼일공업고등학교 교장

정흥교 | 기사입력 2020/11/30 [01:19]

(인터뷰) 김동수 삼일공업고등학교 교장

정흥교 | 입력 : 2020/11/30 [01:19]

 

[뉴스영/와이뉴스/수원인터넷뉴스 공동취재] 상기 동영상은 삼일공고에 대한 소개를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촬영 완성한 영상이다. 이 영상을 기획 연출 완성한 학생은 이로 인해 이미 취업이 확정된 상태라고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하려는 노력을 하고 완성을 시키는 것이 가능한 삼일공고를 만든 것은 누구일까? 물론 그 누구의 혼자만의 힘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모든 부분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고 이를 조화롭게 리드하는 리더는 있을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인터뷰는 진행됐지만,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삼일공고 김동수 교장을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학교를 돌아보는데 고가의 SMD기계를 실습실에 두고 학생들의 수업에 활용하고 있는 것에 깜짝 놀랐다. 이전에는 비용문제로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다. 학교의 역사가 길어서 외관상으로는 어느정도 세월의 흐름을 느낄수 있었는데, 학교 내부는 초 현대식으로 학생들의 수업에 맞추어 리모델링이 되어 있었다.

 

 9000만원 이상의 구입비용이 들어간 SMD기계, 실습실에 여러기계와 함께 있었다.

 

원래 서울 출신으로 삼일실고(삼일공고와 삼일상고의 통합전신으로 후에 공고와 상고로 분리됨) 교사로 2-3년 정도 재직하고 떠날 생각으로 수원으로 왔는데 이곳에서 자녀를 낳고 평교사로 시작해서 교장까지 간 의지의 사나이인 김동수 교장은 맡은 과목이 수학이라서 삼일공고 교장까지 오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학원을 전자계통을 나와서 교장이 될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삼일공고 학생들이 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삼일공고. 소개를 부탁합니다.

삼일학교는 1903년 열강들의 각축장이 된 구한말(舊韓末), 수원의 뜻있는 유지였던 임면수 선생, 이하영 목사 등이 모여 <어서어서 알아야 한다. 우리는 너무도 모른다. 어서 배워서 알아야 한다. 국가 독립을 위한 일꾼이 되어야 한다.>라는 모토 아래 보시동교회(현 종로교회) 안에서 개교한 수원지역 최초의 근대식 학교였습니다.

 

삼일학교를 설립한 분 중 임면수 선생은 삼일학교를 세운 다음, 온 가족을 데리고 만주로 독립운동을 하러 가신 독립운동가입니다. 때문에 삼일학교는 독립운동가가 세운 학교라 해서 민족학교라고도 합니다. , 그 당시 보시동 교회(현 종로교회) 교인들 대부분이 농민들과 상인들이었고, 학생들도 서당에 다닐 수 없는 가난한 집안의 자제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첫 입학생은 여학생 3, 남학생 11, 14명이었고,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는 유교사상 때문에 남학생은 보시동 교회 옆 초가집에서 수업을 하였으며, 여학생은 교회 안에서 수업을 하였습니다.

 

삼일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폐교 위기까지 간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그럴 때마다 매번 수원의 유지들이 거금을 내놓기도 하였고, 종로교회 교인들도 헌금을 내는 등 폐교 위기에서 간신히 유지된, 수원 시민들이 지켜낸 진정한 민족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

 

1940년 태평양 전쟁이 터지면서 조선총독부에서는 삼일학교‘3.1운동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팔달심상소학교로 강제 개명을 당하였고, 해방 후 19469월에 다시 삼일이라는 이름을 회복하는 등 삼일학교는 고난의 역사를 함께 해온 민족학교입니다.

 

1945815, 한국 침략 36년 만에 일본은 패망하였고, 대한민국은 일제 치하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일본의 항복 선언을 들은 수원 시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삼일학교 교정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일본의 핍박에도 민족학교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굳세게 버틴 삼일학교였기에 수원 시민들에게는 해방의 기쁨을 나누고 싶은 의미 있는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마음에 부응하듯 삼일학교는 밤새 태극기를 만들어 운집한 시민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고, 수원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삼일학교 교정이 떠나가라 만세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몇몇 인사들의 강연을 중심으로 한 배달겨레 해방 경축 대회를 열어 자축의 시간을 보내는 등삼일학교는 광복의 기쁨을 수원 시민과 함께한 수원 시민의 학교였습니다

 

 

 

) 선생님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19903월에 삼일공고에 부임하였고, 현재 30년 이상을 삼일공고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과 차별되는 특이한 점이 있다면 1992년 당시에는 거친 학생들이 삼일공고에 많이 들어왔고, 그 학생들의 끓어오르는 혈기를 발산시켜주고자 해양소년단이라는 레저스포츠 관련 동아리를 만들어 주말과 여름방학에는 바다나 강으로 래프팅을 하러 다녔고, 겨울방학에는 스키장으로 스키를 타러 다녔습니다. 1990년 당시는 래프팅이나 스키는 매우 생소한 스포츠였죠. 그 당시 졸업생들과 재미있는 추억들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삼일공고에 있는 레저스포츠과는 특성화고 중 전국 최초로 교육부 승인은 받은 학과인데 그 탄생 배경이 해양소년단입니다.

 

또 하나의 동아리는 19988월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실에서 경찰청에 지시하기를 날로 늘어나는 청소년 범죄를 줄여 봐라고 해서 경찰청에서는 명예경찰이라는 동아리를 1개 시·도에 1개 시범학교를 선정하여 3개월간 운영하였습니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시로 삼일공고가 지정되었고, 지도교사로 제가 지명되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동아리라 어떤 매뉴얼이나 지침도 없었고, ‘맨땅에 헤딩한다.’는 말이 있듯이 하나부터 열까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처음 시작은 모범생 30명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30, 60명을 데리고 경찰서 견학, 중앙경찰학교 견학, 1일 경찰 체험, 교도소 견학, 연무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등굣길 교통지도, 방과 후 우범지역 순찰, 경찰들과 축구 시합 등 매일 다양한 활동을 3개월간 시행하였습니다.

 

3개월 후 보고서를 경기도교육청과 수원중부경찰서에 제출한 후 해산하려 하였으나, 우리학교는 자체적으로 계속 유지하자는 학생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23년간 활동을 해왔으며, 그 결과로 경찰사무행정과가 전국 최초로 교육부 승인을 받아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이런저런 이유로 2012년 스승의날에는 생활지도분야에서 <옥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스승의날에 평교사가, 그것도 사립학교 평교사가 훈장을 받은 것은 제가 최초라고 합니다.

 

 인터뷰후 학교 안내를 직접해준 김동수 교장의 눈이 반짝인다.

  

) 학생들의 진로지도에 중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서

삼일공고에는 10개의 다양한 학과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중화학분야, 중공업분야의 학과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고, 더구나 4차산업이 대두되면서 학생들의 의식 수준이 많이 변했습니다. 획일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갖게 된거죠. 따라서 삼일공고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대의 흐름에 맞는 10개의 학과를 만들었고, 시설도 작은 전문대 규모로 확충하였습니다.

 

또 졸업 후 취업을 하든 대학을 진학하든 학생들에게 맞는 출구전략을 세웠습니다. 예를 들면, 화공과는 동남보건대와 MOU 체결을 하였고, 기계과와 전자과는 대림대학교, 사물인터넷과는 동양미래대학교, 그 외 학과는 서울에 있는 한양대학교와 MOU를 체결하여 무시험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는 진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삼일공고의 가장 큰 장점은 출구전략이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업무진행 책상도 편한 의자대신에 서서 업무를 보고 궁금하면 담당자를 부르기보다는 직접 달려가서 묻는다고 한다.

 

) 교장선생님의 지도 아래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고, 성과를 거두고 계신데 이에 대한 특별한 지도방침이 있으시다면

동아리를 활성화 시키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인성교육입니다. 고등학교 학창시절은 혈기가 왕성한 시기로, 우리 학생들의 넘치는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학생부에 들어가면서 댄스동아리와 응원동아리, 밴드부를 만들었습니다. 그 동아리들이 지금까지 전통을 자랑하며 면면히 이어 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동아리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것도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공립학교는 만들어 놔도 담당 선생님이 전근을 가면 흐지부지 되는 것이 다반사거든요. 반면 삼일공고는 사립이다 보니 하나의 동아리를 20년 이상 지도하고 계신 선생님도 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삼일공고 울타리 안에서 우리 동아리 학생들이 마음껏 끼와 재능을 발휘하리라 믿습니다.  

 

  MR(Mixed Reality 혼합현실)관. 체육, 레저, 영화 등 수업에 활용한다.

 

) 삼일공고는 이제 수원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빛내고 도약할 시기인데 이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다면

수원지역에 사시는 연세 드신 분들 중에서 삼일공고하면 안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많이 달라졌습니다. 삼일공고 선생님들은 과거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였고, 이제는 경기도를 넘어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찾아 오는 <변화를 주도하는 학교>로 변모하였습니다. 올해도 서울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등에 있는 많은 학교와 기관들이 삼일공고를 방문하였습니다. 이제는 혁신의 아이콘이 삼일공고가 되었고 혁신하기 위한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이 생겼지만, 여기에 안주하지는 않습니다. 계속해서 혁신하고 변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고 전국의 특성화고를 리드하는 학교로 자리 매김을 하려고 합니다.

 

) 오늘날의 삼일공고 성과는 교장선생님은 물론 교사들의 노고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격려의 한말씀

제가 교장이 되면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 행정실 직원들, 구내식당 여사님들, 저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힘들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교직원들이 저를 믿고 따라와 준 것은 제가 삼일공고의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하였고, 그런 저의 열정과 소신을 믿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면서도 한마디 불평없이 따라와 준 선생님들과 행정실 직원들, 구내식당 여사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코로나가 2단계로 격상이 되고, 그만큼 어려워진 상황이다. 학교측의 대응 방침은

지금 코로나로 안해서 3분의 2만 등교하고 있습니다. 특성화 학교라서 3학년은 50%가 취업이 되어서 나가 있는 상태이고 수시모집에도 합격이 되어 있는 상태라서, 1.2학년만 등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문에서부터 2단계에 걸쳐서 발열체크를 합니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있으면 돌려 보냅니다. 저희 학교만이 아니라 모든 학교가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상황입니다. 학교 안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학교문을 닫아야 하므로 모든 학교가 비상상황으로 긴장을 하고 있습니다. 외부인 출입도 철저히 발열체크를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학생증을 가져야만 학교 내부도 통행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저희를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은 학령인구가 급속히 줄어들어 대한민국의 모든 초···대학교가 신입생 모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학교들이 구조 조정하지 않으면 힘든 시기를 앞으로도 계속 겪어야 될 것입니다. 또 구조 조정이 된다고 해도 학생과 학부모, 지역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학교는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인정받는 학교로 거듭나야 되는 시기입니다. 삼일공고는 전국 최고의 명품학교로 자리매김을 하도록 모든 교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시간동안 인터뷰 및 취재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놀라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선입견이라는 것을 갖고 보면 몇십년전의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는 경우가 있는데 본 기자가 그런 마음이었다. 80-90년대에는 방과후에 싸움을 많이 하고 동네에서 돈을 빼앗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오늘 그런 생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본 기자의 생각이 잘 못된 것이구나라는 반성이 강하게 들면서, 한명의 목표가 꿈을 갖고 노력하여, 주위를 변화시키고 모두가 변화라는 한가지 꿈을 향하여 노력한 결과가 만든 것이 삼일공고라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제 삼일공고는 수원을 벗어나 경기도, 전국으로 이름을 알리고 전세계로 뻗어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인데, 이 위대한 여정에 본 기자도 같이 하고 싶고, 꾸준하게 이 소식을 독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으며, 독자와 같이 응원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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