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도에는 옥죽포와 농여, 사탄동, 탑동 등의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농여 해수욕장의 규모가 가장 크단다. 또한 바닥이 갯벌이 아니라 규암에서 만들어진 매우 가는 모래로 이루어졌다. 단단하기로 유명한 백령도의 사곶해변과 마주보는 지리적 요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곳 농여해안의 모래사장도 사람들이 걸어가도 발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풀등을 아시나요? 여기서 말하는 풀등은 수중 모래언덕으로 썰물 때 섬 모습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을 말하는데 국내엔 이곳을 포함해 단 세 곳(옹진군 장봉도와 대이작도)뿐이란다. 이곳 모래는 입자가 아주 곱다. 그래서 바닷물에 젖으면 모래 표면은 거울이 된다. 우유니 소금사막을 떠올릴 만큼 뭉게구름, 모래사장을 뚫고 솟은 바위, 산책객 모습이 또렷이 반사될 만큼 데칼코마니를 연출할 수 있다. 사전조사로 미리 알고 갔음에도 그만 경치에 빠져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다.
질문해도 되나요? 서로 다른 퇴적물을 층층이 시루떡을 만들 듯 쌓아놓고 푹 쪄서 바위떡 만들어 땅바닥에 엎었다
한 마디 한 구절이 기적이고 혁명이다 엄지 척 칭찬도 어려운데 치세운다 볼수록 10억년에 빠져든다 벌거벗고 일광욕
대청도의 지질은 국내 최고(最古)인 10억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나이테 바위를 비롯한 주변 바위들의 나이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지하에서 가로로 차곡차곡 퇴적돼 쌓인 지층이 엄청난 압력을 받고 90도 회전한 것이란다. 그후 융기해 지상으로 솟아올라왔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에서 10억년의 긴 세월과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한다.
바닷물이 빠진 바위들은 속옷도 걸치지 않고 그대로 자연이 빚어낸 풍경에 살아있는 한반도의 최상의 여행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다양한 생김새의 바위들은 우뚝 솟아 햇빛에 일광욕을 하는 듯하다.
일몰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농여해변이지만 마냥 머무를 수는 없다. 오후 4시 10분경 농여해변을 떠나 매바위전망대, 지두리해변, 모래울해변과 해넘이전망대까지 구경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며 가든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숙소가 펜션이라 식사까지는 제공되지는 않는가 보다.
낙조가 가까운 것 같아 가이드가 일러준 대로 해변가로 갔다. 약 800m 걸으니 하늘을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아까 머물다 간 농여해변이다. 이렇게 가깝다니? 바닷물도 거의 들어온 거 같다. 지금 시간이 오후 7시 25분이니까 떠난지 3시간 15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수평선, 아니다. 수평선처럼 보이는 곳이 바로 풀등이다. 여기서 낙조는 일품이라 하더니 가히 한 폭의 그림이다. 수평선을 자세히 보니 두 사람이 낙조를 즐기며 섬쪽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일출이나 일몰 보면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모여들어 솟구친다 아니다, 지평선도 수평선도 풀둥은 억년 울음
F. 매바위 전망대
농여해안에서 4시 10분에 출발해 대청중고교가 보이는 길로 10분만에 매바위 전망대에 도착했다. 백사장에서 바다와 산천을 바라보는 기분과 산 중턱 전망대에서 산 능선 아래 푸른 바다와 백사장을 내려다보는 기분은 사뭇 다르면서도 이를 정확히 표현하기는 난감하다.
매바위 전망대에 올라 경관을 바라보면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형상을 닮은 매바위가 내려다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라 예로부터 대청도는 송골매의 일종인 ‘해동청’의 채집지였다. 대청도 서내동에는 매막골이라는 지명이 남아있어, 예부터 매를 기르고 훈련시키는 매막이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단다.
대청도에서 가장 높은 삼각산(三角山 343m)의 내력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삼각산이란 천자나 왕의 도읍에만 사용할 수 있는 지명이라고 한다. 이곳 대청도는 원나라의 순제가 태자 시절 귀양왔던 곳이란다. 조금전 지나온 현재의 대청초등학교 자리가 ‘거택기(居宅基)’라 불리는 궁궐터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매바위 전망대는 삼각산(343m)의 ‘정상표지석’에서 가장 가까운 들머리이다. 들머리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삼각산 정상 1.37㎞, 선진포선착장 5㎞, 광난두정자각 2.62㎞로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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